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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each of us is blessed with only one life, why not live it with a cat?" - Robert Stea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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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로와 보리 중성화 수술하고 왔어요

2009. 11. 28. 17:02 | Posted by 슈삐.
3년 여 전, 라라 수술할 때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해서 수술 전에 많이 걱정을 안했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아플 지 몰랐었거든요. 수술 마치고 기운도 없고 먹지도 못하고 그루밍도 못하는 아이를 보니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요. ㅠㅠ 

그 생각이 자꾸 나서... 이번에 중성화 수술을 결심하고도 너무 마음이 아팠었어요. 특히 작은 보리가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어떻게라도 수술을 좀 더 커서 나중에 하는 방향으로 해볼까 싶었었어요. 하지만... 이 녀석 발정이 너무 심하게 와버렸습니다. 

5개월 반 밖에 안된 아이가 옛날 라라가 거의 한 살 되었을 때 발정이 나 몸부림치던 그대로 하는 걸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게다가 이번엔 멀쩡한 남자아이가 바로 옆에 있으니...; 어떻게 더 버텨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급하게 병원 예약을 잡았고, 오늘 점심 때 수술을 했습니다. 피검사 결과를 보시더니 수의사선생님이 "조그만 녀석이 발정이 정말 심했나 보군요"라고 하시네요. 보리 수술은 20-30분 정도나 걸렸어요. 수술 끝마치시고도 "발정이 많이 심했었다"고 하십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지방질이나 당질 수치도 낮은 편이라고 하시는데, 이제는 살이 좀 찔 수 있다고 하시네요^^

치로는 피검사 결과.... 너무 건강하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스트레스 수치도 낮아서..;;; 보리가 바로 옆에서 발정을 하던 말던 아무 생각 없는 묘생을 즐기고 있었던 놈이 확실합니다. ㅡㅡ;;; 치로의 수술은 정말 5분도 안걸렸어요. 남아는 ... 꽤 편리(?)하더군요.;;;;

주사약이 들어가서 동공이 팽창하면서 혓바달을 내밀고 들어간 보리는 나와서도 간간히 머리를 떨면서 여전히 눈도 제대로 깜빡이지 못하더군요. 벌벌 떨기만 하고... 치로도 제정신이 아닌 듯 했어요. 

집에 와서 두 아이 모두 편안한 방석과 집에 놓아 주었는데 치로는 그 몸으로 질질 몸을 끌면서 기어서 어디론가 가버렸고, 보리도 조금 있다가 간신히 걸어나가 버리더군요. 보리만 잡아다가 이불 덮어 주고 재웠더니 조금 잤어요. 그런데 잠이 깨자마자 또 도망가버렸어요. ㅠㅠ 그렇게 사람 좋아하는 녀석들이.... 수술 시킨 엄마가 미워 죽겠는 모양이네요. ㅠㅠ

침대 밑에 치로를 발견하고 주식캔 따다가 코 앞에 놔줬는데 본체만체하고 자고... 보리도 책상 밑 어디엔가 숨어서 나오지도 않는군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ㅠㅠ

어젯밤... 로미오 치로와 줄리엣 보리^^;;;;


밤 12시 금식 들어가기 전 최후의 만찬을 마친 보리냥.


아무 생각 없었던 치로 ㅡㅡ;;


어젯밤에 3일만에 발정 증세가 완화되어서 격리를 풀어 놓았었어요. 수술 딱 전날 밤이 되니 보리가 울음을 멈추더군요. 안 울면 수술 안시킬 줄 알았던 건지...;;;;



수술 마치고 온 보리. 차지우병원에서는 카라가 필요없다고 하시더군요. 혹시나 햝아서 덧날까봐 수면 양말에 구멍 뚫어서 배를 덮는 긴 팬티 만들어 입혀 놓았어요. 무사히 2-3일은 입고 있어 줘야 할텐데요. 


마취 기운 때문에 보리 검은 자가 엄청 커져 있어요. 마취를 하면 고양이는 눈을 감고 자는 것이 아니라 검은 동공이 완전히 확대되어 버리더군요. 첫째 수술 할 때는 마취 들어가는 장면을 못봐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치로도 얼떨떨....



저렇게 해놨는데 다 도망 가버렸어요.. 엄마 밉대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