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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안녕~

2009. 10. 4. 22:05 | Posted by 슈삐.
달팽이가 또 알을 낳았더군요. 며칠 전 퇴근하고 나서 또 알을 낳은 달팽이들을 보니... 참...;

지난 여름에 다른 달팽이를 먹어버린 살와 달팽이들의 모습에 경악하고는, 성묘가는 길에 방사하려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 우리나라 생태계를 파괴할지도 모른다 또는 칼슘부족을 방치한 집사의 탓이니 동료를 잡아 먹었다고 버려서는 안된다 - 방사를 보류했었습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죄책감이 들어 상추와 달걀 껍질을 열심히 제공해 주었더니... 이 놈들이 여기가 나름 살만한 환경이라고 또 오해를 해버렸는지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알을 또 낳은 것입니다. ㅠㅠ

그리하여.... 이제는 정말 내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날도 추워지는데... 밖으로 내보내면 과연 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더 춥기 전에 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댁이 있는 작은 시골마을의 작은 개울은 1급수입니다. 붕어들과 고동, 그 밖에 제가 잘 모르는 물고기들도 많습니다. 개울가에는 논도 밭도 있습니다. 달팽이들이 먹을 수 있는 배추도 있고,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들도 꽤 많으니 먹을 것 걱정은 당분간 안해도 될 환경입니다. 추석날 오후, 달팽이를 냇가에 놓아 주었어요. 풀밭이 낯선지 한참을 그 자리에 있더군요. 다음날 서울 오는 길에 놓아 준 자리에 가봤더니 달팽이들은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같이 놓아 둔 알들은 아마 부화를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만... 달팽이들이라도 추워지기 전까지 어떻게든 버텼으면 하는 좀 이율배반적이 소망이 들더군요..;;; 달팽이들은  겨울을 어떻게 날까요...? 어쩌면 겨울을 나지 못하는 것이 작은 시골마을의 깨끗한 토종 생태계를 보존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매정한 생각도 해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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