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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사이

2010. 8. 29. 18:33 | Posted by 슈삐.

분자생물학을 주제로 한 흥미로운 에세이. 작가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그냥 생물학자라고 보기엔 글을 너무 재미있게 쓰네요. 과연 생명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은 누구나 해보는 것이고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지만, 생물학적인 입장에서 그 질문을 조금 더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는 책입니다.

20여년전 생물을 배울때는, 세포생물학이나 분자생물학에 관련한 내용을 많이 배우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물은 고등학교 시절 그다지 재미있는 과목은 아니었지요. 유전파트를 제외하고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이제와서 다시 보는 생물은 정말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만큼 생물학이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고, 제 관심사도 조금은 달라졌기 때문이겠지요.

미국 포스닥과정의 이야기, 연구실 이야기, 왓슨과 크릭의 DNA 구조 발견과 관련된 뒷이야기, 그리고 20세기 분자생물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 준 오즈월드 에이버리를 비롯한 여러 생물학자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생명의 동적평형에 관한 이야기도 그에 만만치 않게 (충격적일 만큼) 흥미롭습니다. 생명과 둘러싼 환경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데, 한가지... 생물학 연구실에서 희생되었을 수많은 마우스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생물한 연구에 필수 불가결한 실험동물들에 대해 신이치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이네요. 다른 모든 생물학 연구자들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과연 내가 그 자리에서 실험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라는 점은 숙제로 남습니다.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다른 생명을 앗을 권리를 줄 수 있는 것인지. 그 과학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저로서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네요.

신이치의 이 책에서는 일반 과학도서에서 느낄 수 있는 건조함 보다는 어쩐지 촉촉하고 따뜻한 그의 감수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말랑말랑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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