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Since each of us is blessed with only one life, why not live it with a cat?" - Robert Stearns
슈삐.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어떻게 하면 사이가 좋아질까?

2009. 7. 28. 17:57 | Posted by 슈삐.

이 두 고양이 친해보이시나요?


치로가 온 지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라라는 꼬물이 한달이에게는 매우 관대했었어요. 하악질도 한 번 안했구요. 그렇다고 그루밍까지 해주지도 않았지만 와서 냄새 맡고 별로 기분 나쁜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죠. 그러나 치로에게는 처음부터 하악질 작렬이었어요.

한달이는 말 그대로 꼬물이었고, 치로는 3개월된 아깽이였죠 (지금은 4개월). 둘다 남아이고... 별 차이 없어 보이는데도, 2개월이라는 개월수가 라라에게 경계심을 불어 넣었던 모양입니다... 처음엔요.

하지만 이젠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치로에요. 이 놈은 정말 질투의 화신입니다. 원래 처음 치로를 봤을때 다른 아이들은 열심히 뛰어 노는데 치로만 얌전했었습니다. 그러다가는 무릎에 올라와서 가만히 있었죠. 애가 아픈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얌전했어요. (얼결에 데리고 와서 집에서 몸무게를 재어 보고는 정말 놀랐었죠. 3개월 아깽이가 600g도 안되었으니까요. 한달짜리 한달이도 500g인데 말이지요.)

그렇게 얌전하던 아이는 집에 와서도 사람들만 졸졸 따라 다닐 뿐 정말 얌전했어요. 오히려 그 때는 한달이가 치로를 공격해서 둘이 싸우긴 했었지만, 치로는 애늙은이 같은 고양이었어요.

그러던 아이가.... 며칠 지나 집에 적응하고는 식욕이 좋아지고 몸무게가 쑥쑥 늘어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는 라라를 공격합니다. ㅠㅠ 정말 이중묘격인 것처럼 사람에겐 잘하고 고양이에겐 가혹합니다.


방묘문 안에 갇힌 치로. 일어서서 공격을 하려고 하네요...



못 나올 것을 아는 라라는 무심합니다.



처음엔 라라 꼬리가 재미있어서 만지려고 하고 라라는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이젠 아주 대놓고 공격합니다. 종종 마운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아 서열싸움인 것 같아요. 치로가 아직 발정기는 아니기 때문에 발정증세는 아닌 것으로 일단은 보이니까요. 라라는 덤벼드는 치로를 때리거나 물거나, 또는 대부분의 경우엔 피하면서 도망갑니다. 라라가 마운팅을 시도해서 완전히 제압을 했으면 싶은데, 그렇게는 하지 않더군요. 아무래도 (중성화를 했지만) 여아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다가 지치면 그냥 따로따로 앉아서 쉬거나 자거나 합니다. 하지만 하루에 두어번씩은 그렇게 쫓고 쫓기고 물고 물리는 싸움이 일어납니다.

치로를 외면하는 라라...



결국 캣타워에서 라라를 내려가게 만든 치로



캣타워는 내 차지라구~~



전 지금까지는 일단 방관하고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이 싸움은 서열이 정리될 때까지는 계속될 싸움일 것 같아서요. 하지만 라라의 상태가 너무 우울하게 계속되고, 워낙 입이 짧은 아이가 밥도 제대로 먹는둥 마는둥하고, 치로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서 어제는 제가 싸움에 개입을 했어요.

라라를 공격하려는 치로의 코를 쳐서 혼을 내고 또 치로의 뒷목을 들어서 제압하고 등을 눌러서 혼을 내줬습니다. 그래도 치로는 계속 공격을 하더군요. 치로 위에 라라를 마운팅 시켜 보려고 했는데 그건 라라가 거부하고 도망가버려서 실패했구요. 라라를 공격할 때마다 치로를 혼을 내고, 라라에게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면서 치로는 안아 주지도 않고 놀아 주지도 않고 못본 척했어요. 그렇게 사람 좋아하는 개냥이 치로에게 그러려니 가슴이 아프긴 하더군요.ㅠㅠ

그 결과..... 최근에 삐져서 저에게 잘 오지도 않던 라라가 야옹거리면서 저에게 오더군요. 엄마가 자기 편이 되어 준 것이 무척 기뻤던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라라만 이뻐해 주고 집을 나섰는데, 집에 돌아가서도 어제처럼 전적으로 라라 편을 들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라라의 상태가 좀 나아져서 스트레스에서 회복될 때까지는요.

문제는 제가 그렇게 하면 치로의 성격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닐까하는 점입니다. 아직 아깽이라서 성격 형성이 되는 시기인데 엄마에게 매일같이 혼나면 소심하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될까봐 그게 걱정이네요. 게다가 여전히 틈만나면 라라를 공격하는 것도 고쳐지지 않으면 더 낭패겠지요.ㅠㅠ

이래저래.... 둘째들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직 1.5kg도 안되었는데 그냥 중성화를 시켜버릴까... 그래도 저렇게 싸울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냥냥냥~ > 라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발 안받는 녀석  (0) 2009.09.02
라라이야기  (0) 2009.08.12
그루밍하는 라라  (0) 2009.07.11
침울한 라라  (2) 2009.07.06
아기사료 먹는 라라  (0) 2009.06.18